추상외길 60년 김종일 교수 별세
지형원 발행인 입력 : 2023. 08. 07(월) 10:35
고 김종일 교수
광주 출신으로 평생 60년간 추상미술의 길을 걸어온 서양화가 김종일 교수(전 전남대예술대학장)이 7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82세.

김 교수는 홍익대학교 미술학부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1년 전남대예술대교수로 부임해 정년할 때까지 고향에서 후학들을 길러왔으며 특히 이지방 최초의 비구상 그룹인 에뽀크 창립멤버로 이지역 추상미술발전을 이끌어왔다.

서라벌예고에 진학하면서 당시 새로운 미술로 부상한 비구상미술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고인은 이후 줄곧 한국의 전통문화를 깊이 탐닉해왔다. 단청에서 비롯된 찬란하고 화려한 색상이라든지 전통 도자기의 표면에 입체감을 불어넣거나 창호지의 구멍을 형상화하여 원으로 표현하는 작업도 모두 우리 전통문화와 깊이 맞닿아 있다.

김종일의 색채미학은 극과 극을 달린다. 블랙 톤의 모노크롬이 아니면 매우 화려한 원색이다. 김종일은 1970년대 블랙으로 추상시대로 연 뒤 90년대 들어 다시 한번 블랙으로 회귀한 적이 있다.

이후 90년대 초반의 블랙시대를 지나 포스트모더니즘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강렬한 원색의 마티에르 작업과 오브제를 이용한 입체적 화면의 등장이 그것이다. 오브제가 갖는 예술적 의미는 3차원적 공간감을 통해 긴장된 대립과 기하학적 질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종일과 에뽀끄와는 분리할 수가 없다. 서울에 거주하면서도 광주에서 출범한 비구상 미술그룹 에뽀끄 창립 멤버로 참여했고 1980년대 초 다시 광주로 돌아온 뒤에서 줄곧 에뽀끄와 함께 했다. 훗날 사단법인체로 바뀌면서 초대 이사장을 맡았을 정도로 영원한 ‘에뽀끄 맨’이다.

일찍이 비구상 운동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 현대미술계열의 작가들과 교류가 많았다. 인도트리엔날레, 북경비엔날레, 상파울로 중앙예술원 초대전 등 활발한 해외 활동을 폈으며 국내에서도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 초대전 등 굵직한 전시회에 초대된 바 있다.
고인의 유해는 금호장례식장에 안치되어 있으며 9일 오전 발인, 순창 선영에 안장된다. 유족으로 부인 이신숙 여사와 김진수 김태진 두 아들이 있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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