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헤어지기 아쉬워
봄을 데려다 놓고 갔다.

지금 막
문지방 넘어온 식구들

복수초
매화
냉이
달래

다들 잘 왔는데

수선화
개나리
산수유

조금 더 느긋하게 기다려야겠다.

....................................................................
<해설> 지중해에 살던 완두콩이 알렉산더를 따라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왕국 대완국으로 왔다. 한나라 때 외교관 장건을 따라 중국으로 와 완두라는 이름을 얻었다. 지금은 한반도에서도 살며 보라색 꽃도 예쁘고 맛도 고소하고 달달하다. 정혜진 시인의 동시 ‘다들 잘 왔는데’ 식구들은 겨울이 헤어지기 아쉬워 데려다 놓은 봄이다. 좀 빠르고 느리지만 느긋하게 기다리면 모두 올 것이다. 화무십일홍이고 한 해의 봄도 두 번 오지 않는다. 하지만 빈부귀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나눠주는 새봄이니. 괜스레 어떤 꽃이 예쁜지 세어보거나 헤아리지도 않을 일이다.

김 목/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