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
여순 10.19 시(詩)로 접목
23일 오후 5시 여수 진남문예회관
박원지 기자 입력 : 2024. 06. 11(화) 15:26
연습장면
“꽃대는 난간 벽을 타고 푸른 하늘로 오르고/관짝 같은 구덩이에 총구를 세운 모국어/흙냄새 물씬 풍기는 해방 조국의 땅에서/국가는 왜 우리를 버렸나”(강경아 시 「남녘의 땅, 여순」 일부)

1948년 10월 19일 일어난 ‘여순사건’을 다룬 연극 「붉디붉은 동백이 다 지기 전에」(각색·연출 김두혁, 조연출 한상필) 쇼케이스가 23일(일) 오후 5시 여수 진남문예회관에서 열린다. 이 작품은 극단 이랑이 주최하고, 여수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작가회의 여수지부 후원한다.

먼저 1부에서는 연극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희곡에 시를 접목해 여순 10.19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인민위원회 활동을 하다가 가족이 모두 몰살당하는 이명식의 딸 옥순이 그날을 회상하며 역사의 아픔을 후손에게 전한다. 당시의 다양한 사건을 통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그 아픔을 함께 위로하며,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이 연극에는 여수에서 활동하는 연극배우들은 물론 김정애, 성미영, 서수경 시인 등 여수작가회의 회원들이 여순10.19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자 배역을 맡았다. 옥순 역을 맡은 김정애 시인은 “걱정과 설렘이 교차한다. 유족과 연극인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강경아 시인(좌) 김두혁 연출가


이정훈 평론가와 강경아 작가의 사회로 진행되는 2부 ‘시대공감 톡톡톡!’에서는 창작 오페라 「1948 침묵」, 「바다에 핀 동백」 등 여순 10.19사건을 다룬 작품에 참여했으며, 극단 이랑의 김두혁 대표가 각색과 연출, 인민위원회 위원장 이명식 등 1인 3역을 맡았다, 옥순 역의 김정애, 춘자역의 김지연 배우, 여수시 여순사건지원단 김두길 팀장, 여수 유족회 대표 서장수 씨 등이 함께 한다.

3부에서는 ‘여순10·19 그날의 노래’를 주제로 공연 무대가 펼쳐진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매월 싱글앨범을 발매하는 서혁신 가수는 여순10.19사건의 비극적 서사를 담고 있는 조승필 작곡, 강경아 작시의 「애기섬」 등을 들려준다.

극단 이랑의 김두혁 대표는 “오롯이 극단이랑의 이름으로 여순사건을 연극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순간이기에 책임감을 느낀다. 국가폭력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희생자 명예 회복과 진상규명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희곡을 쓴 강경아 작가는 “여수에서 태어나 지금도 살고있는 사람으로서 1948년 그날의 역사에 관심을 놓을 수 없었다. 시를 접목한 한 편의 연극으로 역사를 증언하고 함께 기억함으로써 희생자에 대한 명예 회복과 진상규명에 한 걸음 다가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무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작가와 연극인, 음악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여순10.19사건의 진실을 알리고 사회적 관심을 확대하고자 뜻을 모은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주최 측은 쇼케이스를 통해 관객의 반응을 살피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8월 31일(토) 오후 5시, 9월 1일(일) 오후 4시 진남문예회관에서 본 공연이 열린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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