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암미술관(관장 채종기)은 독특한 사진 영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임채욱 작가의 「무등산」전을 27일부터 4월 27일까지 개최한다. 개막식은 27일(목) 오후 5시.

임채욱 작가는 지난해 3월에 서울 삼각산 금암미술관에서 「북한산길」 전시회가진 뒤 1년 6개월간 ‘무등산’의 여러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무등산은 광주와 남도를 지켜본 산일 뿐 아니라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4·19와 5·18이라는 민주화 역사도 품고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작가는 무등산 작업을 시작하였다.

무등산은 광주·전남의 진산(鎭山)이자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로 불교적으로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등산은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유일하게 광주의 역사를 지켜본 유일한 목격자이자 시대의 아픔을 넉넉히 품어주는 어머니 산이다. 이번 전시 「무등산」은 작가가 아닌 어엿한 한 주체로서의 무등산이 바라본 무등산과 그 주변의 풍경과 서사를 담고 있다.

임채욱이 담아낸 무등산 작업의 시선은 작가가 아닌 무등산 자체라는 것이다. 중국 북송대의 곽희(郭熙)가 정립한 동양 고유의 원근법인 인간중심의 고원법, 심원법, 평원법이 아닌, 무등산이 주체가 된 시선으로 광주의 서사를 사진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식과 구성으로 선보인다.

무등산 한지에 프린트

사실 작가의 10여 년의 작업이 북한산이었는데 작년 「북한산길」 작업이 북한산의 역사적 고찰이었던지 무등산 작업도 자연스럽게 역사적인 관점으로 이어졌다. 이번 「무등산」 전시회에서는 무등산이 시선의 주체라는 관점에서 4가지 주제로 작업을 선보인다.
▲무등산 (광주의 역사를 지켜본 산) ▲무등산 의재길 (차와 예술의 길) ▲ 무등산 오월길 (5.18 민주화 길) ▲ 무등산 물들길 (남도 정원의 길) 등이다.

작업의 시선은 무등산 정상부터 차츰 산 아래로 내려가면서 광주 시내를 거쳐 담양과 화순 그리고 강진과 해남까지 이어진다. 형식면에서 한지에 프린팅한 사진에서부터 손으로 사진을 구겨서 만든 입체 작품, 설치 영상까지 다채롭게 선보인다. 특히 <무등산 의재길>에서는 <춘설차>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차를 선보이는 <티에디트>와 협업해 전시할 예정이다. 색다른 연출을 통해 사진의 넓혀진 외연을 관람객에게 제공해 향유를 확대하고 사진 작가들에게는 참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주로 활동하는 임채욱 작가의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일 「무등산」은 시선의 주체가 작가 자신이 아닌 무등산이 주체가 된 관점의 시각으로 바라본 광주를 통해, 지역성을 초월한 무등산의 존재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확장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시간: 3월 27일(목) ~ 4월 27일(일) 월 ~ 토 오전 10시 ~ 오후 5시
관람문의: 062) 226-6677(은암미술관 학예연구실) / 홈페이지: http://eunam.org/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eunam_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