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정명희 '고로쇠나무'
박원지 기자 입력 : 2024. 10. 28(월) 10:05
봄이 오면 고로쇠나무들은
몸통에
몇 개씩 호스 꽂아
물 뽑아낸다
뿌리는 어떡하라고?
가지는 어떡하라고?
사람들 잠시만 물 먹지 않으면
목말라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뽑아내면
나무는 어지럼증 생길 거야
참 안됐다
정말 안됐다
.............................................
<해설>
정명희 시인의 동시집 ‘물웅덩이 장화는 첨벙첨벙 붓’ 속의 동시 ‘고로쇠나무’의 물은 눈물이다. 이 눈물은 물 98%에 염화나트륨, 단백질, 지방, 그리고 세균을 파괴하는 효소 라이소자임 등이다. 먼지, 연기, 양파 등 외부 자극보다도 감정이 담긴 눈물이 더 짜고, 그 짠 성분이 눈물을 흘린 원인까지 씻어준다. 눈 건강을 돕는 인공눈물도 있지만, 악어의 눈물도 있다. 자신의 개혁이 역사에 기록된다며 로마를 불태우고 리라 켜며 시를 읊조린 공포정치의 폭군 네로 눈물이 그것이다. 그러고 보니 고로쇠나무 눈물을 뽑아내는 인간들도 네로처럼 참 못됐다.
김 목/ 아동문학가
몸통에
몇 개씩 호스 꽂아
물 뽑아낸다
뿌리는 어떡하라고?
가지는 어떡하라고?
사람들 잠시만 물 먹지 않으면
목말라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뽑아내면
나무는 어지럼증 생길 거야
참 안됐다
정말 안됐다
.............................................
<해설>
정명희 시인의 동시집 ‘물웅덩이 장화는 첨벙첨벙 붓’ 속의 동시 ‘고로쇠나무’의 물은 눈물이다. 이 눈물은 물 98%에 염화나트륨, 단백질, 지방, 그리고 세균을 파괴하는 효소 라이소자임 등이다. 먼지, 연기, 양파 등 외부 자극보다도 감정이 담긴 눈물이 더 짜고, 그 짠 성분이 눈물을 흘린 원인까지 씻어준다. 눈 건강을 돕는 인공눈물도 있지만, 악어의 눈물도 있다. 자신의 개혁이 역사에 기록된다며 로마를 불태우고 리라 켜며 시를 읊조린 공포정치의 폭군 네로 눈물이 그것이다. 그러고 보니 고로쇠나무 눈물을 뽑아내는 인간들도 네로처럼 참 못됐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