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원로 한국화가로 오랫동안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후학들을 길러온 월아(月娥) 양계남(梁桂南) 교수가 4일 별세했다. 향년 79세.

보성출신인 양교수는 의재 허백련 문하에서 한국화를 배웠으며 조선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지난 2010년 정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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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남의 회화의 특질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동양 정신에의 충일이다 한국의 자수를 모델로 한 정교한 세필묘사를 통해 한국적 문양과 색채에 깊이 탐닉해왔다, 특히 난꽃잎 준법이라는 독특한 준법을 창안하고 마치 자수가가 한 올 한 올 수를 놓듯 화면을 채웠는데 숨을 죽일 정도로 고요하고 아름다운 침묵이 그림 속에 깔린다.

양계남의 트레이드마크인 난꽃잎 준법은 맨 처음 무령왕비관의 초화(草花)형태의 관식(冠飾)을 양식화 하고 한켠에 부채모양의 독립적 공간을 설정하고 그 안에 사슴의 형상을 배치하는 등 설화적 요소를 도입하기도 하였다.

고교 시절부터 의재 허백련으로부터 사군자를 익히고 서예는 근원 구철우를 사사했다. 초기에는 문기넘치는 작품을 구사해왔으며 7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전통 민예품의 장식을 화면에 도입하는 등 모티브의 변형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으로 이어지면서 수묵화의 전통을 완전히 벗어나 색채 산수화에 천착했으며 2000년대 넘어오면서 채색산수와 함께 종교적 염원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병행해왔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이기도 한 작가는 한지에 붉은 색과 보라색, 푸른색과 녹색 바탕위에 성작과 성체, 십자가 등을 배치하여 더러는 환상적이고, 더러는 혁명적인 화면을 창출한 바 있다.

고인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그림과 함께 살아왔으며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자신의 호를 딴 월아미술상을 제정. 한국화를 전공한 후학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고인의 유해는 조선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으며 6일 오전 장례식을 갖고 천주교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